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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드소싱 로고 디자인 공모전 첫 우승하고,

liis 2021. 2. 2. 12:19

새삼 깨달은 것


이것은 라우드소싱 공모전에 첫 우승한 비법?에 대한 글이 아니다. 비법이란게 있을지도 잘은 모르겠다만... 여튼 최근에 라우드소싱 로고 디자인 공모전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했다. 20여 차례의 도전 끝에 말이다. 

 

 

디자인 관련 일을 하는 프리랜서, 학생 또는 직장인들이라면 라우드소싱 플랫폼을 모를 수가 없다. 상금이 적은 것부터 큰 것까지, 소상공인 브랜드부터 대기업 디자인까지 다양한 공모전을 선택해서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나도 일을 하면서 시간이 날 때면 종종 참여를 했었다. 처음에는 당선이 되지 않아서 속상한 마음이 컸었는데, 정말 '선수'같은 디자이너들도 매 공모전마다 우승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보기에 A가 훨씬 좋아보였지만 클라이언트 즉 공모전 의뢰자의 입장에서는 B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기 때문에 내가 디자인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어느정도 운도 받쳐줘야한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규모에 따라 딱 그만큼의 노력만 했던 것 같다. 운이 따라줘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과도한(?) 노력을 들이기에는 내 시간이 아까웠기 때문이다. 만약 운이 좋아서 우승이 되면 좋은거고, 우승이 되지 않으면 운이 좋지 않았던 것이니 아쉬울 것 없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공모전에 참가하면서 대충했다는 이야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떨어질 때마다 매번 아쉽지 않았던 것도 아니다. 20여 개의 공모전에 참가하고 계속 떨어지는 나를 보고 항상 응원해주던 동생은 이런 말을 해주었다.

"이번거는 언니꺼가 제일 괜찮아보였는데... 언니는 언니만의 스타일이 있으니까 계속해서 밀고 나가면 언젠가 언니꺼를 알아봐주는 사람이 나타날거야!"

 

 

최근 참가한 공모전의 로고 디자인 작업을 했을 때, 아이디어가 마구 떠올라 시안이 여러개 나오다보니 평소 작업하는 것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완성을 다하지 못하고 지친 채로 거실로 나와 남편에게 상금이 30만원인 규모가 작은 공모전인데 너무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는 것 같아... 이렇게 한다해도 어차피 떨어질 것 같은데 말야...라고 토로했다. 그말을 들은 남편의 말..."30만원을 300만원처럼 생각하고 해야지 되는 것 아니겠어?"

 

 

이말을 듣는 순간 내가 너무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상금 규모가 작은 공모전들에는 시간을 덜 투자해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렇다고 그냥 저냥한 결과물을 만드는 시간은 낭비하는 것이라는 것을 몰랐던 것 같다. 조금만 더 하면 되는데...  조금 더 완성도를 높이면 더 나은 결과물이 될텐데... 그동안 들인 90%의 노력과 시간과 비용이 아깝다는 생각은 못했던 것 같다. 그 나머지 10%는 운이라고 생각했었던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한 상태에서 운을 바랐어야한다는 것을 남편의 말을 듣고 깨닫게 되었다. 상금 규모에 상관없이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했으면 내가 할 수 있는 한의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야하는 것이었다. 나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서 내가 할 수 있는 선 안에서 '최선'을 다해서 완료를 했다.

 

 

그리고 며칠 후, 그 공모전에 우승을 하게 되었다.

우승을 한 이유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결과적으로는 의뢰자의 요구사항과 내가 만든 로고 디자인의 방향이 맞았기 때문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만든 결과물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가지 아이디어로 4가지 시안을 만들었고, 영문/한글 버전으로 각각 만들었으니 시안만 총 8가지가 된다. (그동안 이렇게까지 시안을 많이 만들어서 제안한 적은 없었다.) 다른 분들에 비해 어떤 면이 뛰어나서라기보다는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을 보여줬기 때문에 의뢰자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좋게 평가해준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 그날 내가 다시 방으로 들어가서 최선의 힘을 다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나의 부족한 10%를 또 '운'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핑계를 댔을 것이다. 


내가 디자인 작업하면서 자주 들었던 피드백이 있다.

"지금도 괜찮은데, 뭔가 더 하면 더 나올 것 같아요."

"지금도 나쁘지는 않은데, 1%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 1%가 뭔지는 모르겠는데...조금 더 보완해주세요."

나의 어머니께서도 나를 보면서 "너는 뭐든 잘하는 아이인데 끝까지 하지 않는 것 같아."라고 안타까워하셨다.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다. 나는 못하지는 않는데 아주 잘하는 것 같지도 않은 것이다. 아는 것도 많은 것 같은데 완벽하지는 않다. 말로는 대단한 것 같은데 실상 해놓은 건 없는 것 같다. 말 그대로 빛좋은 개살구 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제는 이번 공모전 우승으로 내가 끝까지 하면, 최선을 다하면 다른 사람들도 나도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낼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최선을 다해야 다른 이들도 내 노력을 알아봐준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동안의 나의 사회 생활은 항상 성실하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그에 걸맞는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아 힘들었던 날이 많았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점차 자세가 흐트러지고, 최선을 다해라는 고리타분하게 느껴졌다. 특히 작년에는 심적으로 굉장히 괴로웠고 자존감도 떨어지고 번아웃도 왔었다.

 

20여 차례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던 것도 '최선'을 다한 것이라면, '운이 좋게도' 내 취향과 내 스타일과 내 관심사에 맞는, 또 친절한 클라이언트가 주최한 공모전을 만나서 이렇게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공모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고 해야하는 것이 생길 때,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배웠다.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던 가장 의욕이 넘쳤던 1월. 1월이 끝날 무렵에 스스로 환기할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을 얻게 되어 기쁘고 뿌듯하다.

 

 

▼ 첫 우승작 

 

로고 디자인 | 그릇 쇼핑몰 '키키친' 로고 의뢰 | 라우드소싱 포트폴리오

‘특별한 주방을 여는 열쇠, Key Kitchen’이라는 네이밍을 담아 로고를 제작하였습니다. KEY KITCHEN의 K를 활용하여 열쇠를 표현하였고, 가독성 높은 고딕 서체와 함께 전체적으로 심플하고 깔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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