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년차가 말하는 배우자의 조건
다른 사람들의 결혼에 대해 나같은 제3자가 왈가왈부할 자격은 전혀 없지만, 결혼 3년차가 되고 나니 결혼 준비하면서도 결혼하고 나서도 '배우자의 조건'에 대해 지금까지도 공감이 되는 말이 하나 있다.
"거슬리는 것이 없는 사람"
나도 가만 생각해보니 내 짝꿍과 결혼 준비를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만 잘하면 될 것 같아'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말 그대로 '거슬리는 것이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거슬리다'라는 말이 거슬릴 수도 있지만^^; 이처럼 찰떡같은 말은 없는 것 같다.)
이상형을 물어보거나 당신의 배우자는 어떤 사람이기를 바라냐는 질문에 대부분 '코드가 잘 맞는 사람', '취향이 잘 맞는 사람',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한다. 그래서 코드와 취향이 잘 맞고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천생연분을 만난 것 같지만, 이러한 사람이라할지라도, 내가 평생 함께 해야할 배우자라고 상상할 때, '거슬리지 않는 사람'인지 한번 생각해보면 의외로 답을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 이 점만 빼면 나머지는 최고인데...아, 이 점만 빼면 완벽한 사람인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배우자로서 또는 연애 상대로서 고민을 해야할 것이다. 나는 사람은 절대 고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나도 나를 못 바꾸고, 나의 부모님도 나를 바꾸지 못하셨는데^^; 누가 나를 바꿀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상대방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점만 빼면', '이 점만 고치면'이라는 말은 성립할 수 없다. 여기서 '이 점' 즉, '거슬리는 부분'이 느껴지는 순간, 생각을 해봐야한다. 연애를 하면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점인지, 내가 평생을 함께 살아가면서 그 점에 대해 간섭하지 않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나는 나의 짝꿍과 결혼한지 3년차가 되었다. 8년 연애하고 결혼을 준비하는 6개월동안 그에게서 거슬리는 부분은 정말 놀랍게도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결혼하면서 새삼 다시 한번 알게 된 사실은!! 우리 둘이 정말 취향이 1도 맞지 않다는 것이다ㅋㅋㅋ! 좋아하는 영화 취향도 다르고, 좋아하는 음식도... 나는 추위를 많이 타고, 그는 더위를 많이 탄다는 몸의 온도도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큰 다툼없이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것은, 서로의 취향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영화가 서로 다르다면, 영화를 보지 않는다.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즐겁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은 무수히 많다. 좋아하는 음식 스타일이 다르다면, 둘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거나 뷔페를 가면 된다. 이 한 여름에도 추위를 타는 나는 여름에 이불을 덮거나 긴팔을 입으면 된다. 이 모든게 다 거슬리는 부분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큰 신경쓸 거리가 아니었다. 이 중에 한 가지라도 거슬렸다면, 매일 매일 싸웠을 것이다. 별거 아닌 걸로 말이다. 거슬리는 것은 사소한 것이다. 사소하다고 해서 어물쩍 넘어간다면 어쩌면 고통스러운 생활을 할 수도 있다. 배우자의 얼굴을 보고 싶지도 않을 수도 있고, 괜한 심통이 쌓일 수도 있다.
소음공해의 기준은 단순히 큰 소리에 대해서 고통을 받는 것이 아니라 볼펜 딱딱 거리는 소리, 다리가 떠는 소리, 시계 시침이 똑딱거리는 소리 등과 같은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소리에 대해 고통을 받는것을 소음공해라고 한다. 결혼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그게 별게 아닐 수도 있는 사소한 것일지라도 나에게 크게 다가온다면, 거슬린다면, 내가 컨트롤 할 수 없고 고칠 수 없는 것이라면, 그건 결혼의 소음공해일 수도 있다. 반대로, 주변인들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말들이 나에게는 거슬리지 않다면 실제 결혼 생활에 있어서도 별거가 아닐 수도 있다.
결혼은 어떤 사람과 해야하는지 생각하고 있다면, 그대여...거슬리지 않는 사람을 만나길 바란다^^
by.liis (life is like 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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